서울 3대 냉면이라 불리는 의정부파 평양냉면집 중 하나인 을지면옥을 다녀왔습니다.

을지면옥은 을지로3가역 5번 출구로 나오면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을지면옥이란 간판이 나무에 가려져 잘 안보이다보니 처음에는 그냥 지나쳤습니다.

네이버 지도를 보면서 아무래도 지나친 것 같아서 다시 돌아오다 보니 생각보다 작은 입구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유명한 냉면집이라 생각하고 갔기 때문에 사람 많고 큰 집만 찾다보니 지나친 듯하네요.






 


을지면옥 입구는 작은 통로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통로 안에는 양쪽으로 을지면옥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통로 안쪽에 의자를 놓아 할아버지들이 앉아서 기다리실 수 있게 배려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길게 늘어선 줄에도 연세가 많으신 분들도 많으시고, 식당 안에 계신 손님들도 전체적으로 연령이 놓은 것이 느껴지는 분위기 입니다.


을지면옥을 설립하신 분들이 실향민들이어서 그런지 이북5도민일보라는 신문이 놓여져있기도 했습니다.





워낙에 사람들이 많다보니 혼자 온 사람은 반드시 합석을 해야 하는 분위기 입니다.

근데 워낙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먹다보니 그리 어색하진 않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면수를 한컵 주십니다. 



냉면 가격은 10,000원으로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냉면보다는 조금 가격이 나갑니다.

인상적인 부분은 사리 가격인데, 거의 동네 냉면 한그릇 가격 입니다.



냉면을 주문하면 아래 사진과 같은 냉면이 나옵니다.

의정부파 특유의 고추가루가 살짝 뿌려진 조금 밍밍한 맛의 육수가 나옵니다. 

육수에는 잘게 썰은 파가 많이 있는데, 육수를 살짝 마시면 파가 안에 씹히면서 심심한 맛을 잡아줍니다. 


국수는 전통 평양냉면의 본래 모습처럼 메밀 함유량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별도로 잘라먹을 필요 없이 이빨로 씹으면 그대로 면이 끊어지는데 한입에 넣고 씹는 식감이 매우 뛰어난 편입니다. 연세드신 분들도 부담없이 드실 수 있을 것 같고, 포만감도 매우 좋습니다.


고명으로 올라간 편육은 별도로 주문한 돼지고기 수육과 같은 편육이 올라 옵니다. (합석을 하신 할아버지께서 수육을 시켜드셔서 알게 됐습니다ㅋ)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잘 어울리는 맛은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냉면을 다 먹고나서 뜨거운 메밀 면수를 한잔 마시는데 속이 따듯해지면서 뭔가 푸근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뜨거운 면수를 처음 받았을 때는 더운데 기다리느라 지쳐서 살짝 짜증이 났는데, 냉면 한그릇 하고 속이 조금 차가워진 상태에서 마시는 면수는 정말 일품 입니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맛이란 느낌을 받았고, 근처에 위치해 있는 우래옥과는 달리 서민들이 우글우글 모여 한끼 식사를 해결하는 정겨운 분위기가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사실 이 집에 오기 전에 우래옥에 먼저 들렸었는데, 점심시간 정점에 이르러 우래옥은 왠지 혼자 들어가서 먹기 부담스러운 분위기라면, 이곳은 언제든 들러 합석해서 먹어도 거부감이 없는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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