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블로그(?)에서 본 냉면 가격이 폭리인가? 아닌가에 대한 논쟁을 보고 그냥 문득 이런저런 생각이 나서 글을 적어 본다. 





몇몇 가게의 냉면이 너무 비싸다라는 말에는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비싸다고 할만한 우래옥 냉면은 12,000원이다.


이러한 인식의 기반에는 국수라는 요리가 가지고 있는 한국사람들의 일반적인 인식이 싸고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는데 있지 않을까 싶다. 분식집 라면 2천원대, 멸치국수 3~4천원 대, 칼국수 5~6천원대 등 비교적 대개의 국수로 된 음식들의 가격이 6천원 보다 낮은 가격대에 형성되어 있고, 나름 비싼 메밀을 많이 사용한다고 하는 막국수, 냉면들도 동네 식당에서 먹으면 6~8천원 대에서 충분히 찾아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1만원을 넘어가는 가격이 다소 비싸게 느껴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런데, 이 가격이 폭리라고 하는데는 찬성하기 어렵다.


우선, 편히 말하기 위해서 음식도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이라고 통일해서 말하겠다.


앞서 말한 블로그에서 본 논쟁에서는 주로 원가에 비해서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폭리라는 말 자체가 이득을 과도하게 남긴다는 말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해석을 하자면 그 말 자체가 틀리진 않는다. 


그렇지만 상품의 가격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한번 보도록하자. 일반적으로 시장가는 공급과 수요로 많이 설명하는데 이 개념에서는 사실 원가가 적용되지 않는다. 원가라는 개념은 가격이란 개념보다는 상품의 수익성을 설명하는데 사용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블로그에서 말한 논쟁이 재료미, 인건비, 임대료 등을 따지는데서 이루어지는 것 자체가 사실 초점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왜 논쟁이 저런 방향으로 전개 되었을까 생각해보자 


 위에서 살펴본 논쟁에서 말하는 논리대로 폭리를 취하고 있는 화장품 사업에 대해서 한번 둘러보자. 2014년 아모레펏시픽의 영업이익률은 13.99%이다. 화장품 관계자들과 이야기하다보면 화장품원가를 알고나면 그 가격으로 못사쓴다는 것이다. 일부 게임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거의 30%대에 이른다. 그들이 판매하는 사이버 상품들의 경우 실제 제조원가가 제로에 가깝다. 그렇지만 아모레퍼시픽을 보고 폭리를 취한다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반면, 치킨 프렌차이즈들이 원가 공개한 것을 보고 일부 치킨 프렌차이즈가 폭리를 취한다며 흥분한다.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이 엄청나게 싸게 물건을 사서 시장에서 비싸게 판다는 소문이 난다면 사람들은 도덕적으로 양심이 없다면 엄청나게 욕할 것이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까?

 

 가끔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다보면 우리가 장사라고 부르는 것과 사업이라고 부르는 것을 완전히 다른 개념으로 접근하는 경향을 발견하게 된다. 장사는 그냥 장사고 사업은 경영 기술이 필요하고 전문성이 필요하고 뭔가 새로운 영역이라고 설명하곤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이분법적인 접근이 저러한 차이를 만들어 내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분법적 사고에서 사업이란 영역에서는 가치평가를 함에 있어서 재무적 가치만을 가치라 부르지 않는다. 무형자산이란 이름으로 기술적 가치, 인적가치 등을 평가하고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가치평가의 대표적인 사례가 벤처기업들 아니겠는가? 아직 매출도 발생하지도 않고 있기 때문에 재무적인 가치는 마이너스에 불구하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인적, 기술적 가치에 대한 평가를 통해 수조원 가치를 인정받는 회사도 있다. 


 그런데 장사라고 부르는 영역에서 이러한 무형가치는 전혀 인정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치킨 프렌차이즈 같은 경우에 해당 프렌차이즈 업체만이 가지고 있는 닭에 대한 노하우와 거대한 마케팅 비용을 들여 창출한 브래드 이미지라는 가치가 포함된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닭가격만을 가지고 치킨 가격의 비쌈을 논한다면 해당 가격 수준을 절대로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치킨 가격은 시장에서 그러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다. ( 치킨 프렌차이즈 사업자와 프렌차이즈 가맹점주 간의 수익 배분에 대한 문제는 부차적인 문제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제외한다) 


 내가 냉면 가격이 폭리가 아니라 하는 건 사업이건 장사건 구분하지 말고 보자는 관점에서 판단이다. 개인적으로 우래옥이라 업체가 가진 브랜드 가치는 엄청나다. 오래된 역사와 해당 식당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맛으로 쌓은 스토리텔링은 기존 여느 사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보다 강한 브랜드를 형성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맛이란 관점에서도 우리가 동네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그렇고 그런 냉면이 아니지 않은가. 그 두가지 만으로도 시장에서 12,000원이란 가격은 충분히 합리적으로 받아들일만한다고 본다.  


말이 줄줄이 길었지만.....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보유한 무형자산도 시장에서 인정 받고 있다면 그 가치를 인정해주자는 거다.

원가 따져가며 비싸다 비싸다 하지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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