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황교익씨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백종원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이를 두고 사람들 간에 말들이 많이 있었다. 여러 찬반 의견이 있어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런 논쟁 자체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황교익 한국일보 인터뷰
(http://interview.hankookilbo.com/v/c607ba4cca144794a8a7caf36db10589/)

 

평가란 무엇인가?

근본적인 접근을 해보자. 평가를 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 중 하나는 바로 "기준"이다. 좋다/나쁘다, 맛있다/맛없다, 재미있다/재미없다와 같이 평가라는 것은 뭔가를 측정해서 방향성을 가지고 말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이슈가 논쟁의 의미가 없는 이유는 황교익씨가 음식에 대해 평가하는 기준과 백종원씨가 추구하는 요리에 대한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판단에는 황교익씨가 지적한 부분은 사실 백종원씨 입장에서는 그리 고려한말한 지적이 아니었을 것이다. 


다양한 매체 노출된 황교익씨의 평론을 보면서 그의 기준을 추축해보자면 식재료 본래의 맛, 기억 또는 추억 속의 맛 등을 평가의 기준으로 사용한다. 다양한 조미료가 있더라도 식재료 본래의 맛을 잘 살려주는 형태의 조리법을 선호하며 단맛과 짠맛을 과하게 사용하여 식재료 본래의 풍미가 죽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또한 어머니께서 해주셨던 음식에 대한 기억을 자극하는 맛에 대한 높은 평가를 한다.


반면, 백종원씨는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가장 쉬운방법으로 편리하게 해먹을 수 있는 조리법을 지향한다고 이야기한적이 있다. 논쟁이 오가는 와중에 한 인터뷰에서 밝힌 것과 같이 황교익의 평가에 대해서 그리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이러한 평가에 담담하게 본인 스스로가 수준 높은 요리인이라기 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요리를 만드는 것을 지향하는 요리를 하는 사람이라고 밝히고 있다. 


즉 요리, 음식에 대한 두 사람의 의견이 있는 사항이지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다. 

물론 두 의견에 대한 선호는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과열될 필요가 있을진 모르겠다. 


황교익씨에 대한 비판 의견을 보면 한식대첩3에서 나오는 백종원씨의 전문성을 봤을 때 단순한 외식사업가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란 의견이 많다. 사실 한식대첩을 즐겨보는 입장이기에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백종원씨에 대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건 사실이다. 함께 심사를 하는 심영순이나 최현석보다도 재료와 조리법에 대한 훨씬 박식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보면서 단순한 외식사업가가 아니라 요리연구가로서 그가 쌓은 노력과 경험이 범인을 뛰어넘는 것이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종원씨의 식당에서 선보이는 음식이 지향하는 바가 갑자기 변하는건 아니다. 그가 일관성있게 말했듯이 값싼 재료로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식당을 지향한다. 그런 모습이 황교익씨의 기준에서 보면 그냥 그런 음식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판단에 백종원씨가 얼마나 훌륭한 요리사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교익씨에 대한 비판에는 백종원씨의 훌륭함에 대한 이야기가 논의 된다. 솔직히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서 요리, 음식에 대해서 지금과 같이 공론화 된적은 없다. 매스미디어에서 하루종일 음식관련 프로를 볼 수 있고 언론, 기사에서도 보이며, 포털에서도 별도 섹션을 만들어서 보여줄 정도로 지속적인 노출이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맛이 대한 평가란 부분도 점차 다양화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다 건전한 사회적 논의를 위해 음식에 대해서도 다양한 기준을 포용할 수 있는 토론 문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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